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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임신, 출산, 육아/임신과 출산

첫 임신 화학적 유산(화유)으로 종료. 화유 경험담

by 소소다이어리 2022. 12. 14.


우리 부부는 아직 결혼식도 안올렸지만 서로 아이를 원하고 있었기에 지난달부터 임신시도를 했다.
배부르고 드레스입어도 뭐 어때 라는 생각과 함께ㅎㅎㅋㅋㅋ
사실 배테기도 안해봐서 배란일도 잘 모르고
가임기에만 전부 시도하면 되지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처음엔 가볍게 시도를 했다.
생기면 좋고! 아님 좀더 늦게 가지면 되지!! 하는 마음이었다.

우선 나는 생리전증후군(PMS)이 좀 있는편이라
생리 일주일전부터 가슴이 엄청 땡땡부어서 스치기만 해도 아프다ㅜㅜ
근데 이번엔 생리예정일 4일전인데도 아무 느낌이 없는거..
그래서 설마..? 하는 마음으로 임테기를 해봤다.
이때가 생리어플에 따르면 배란후 +9일 정도였을거다.

다이소에 있는 슈퍼패스트로 사서 해봤는데..

다이소 슈퍼패스트 임테기


네..사진상으론 안보임.
초x10 매직아이를 하니 엄청 희미한 두줄이 보였다.

엥..임신인가? 싶어서 남편한테 보여주니 우리남편도 뭔가 보인다고..ㅋ보이는거 맞뉘.
슈퍼패스트는 시약선이 없는 얼리 임테기라서 이때까지 어..두줄맞나? 반신반의.

세이플리 플러스 임테기


다음날 아침 올리브영에 가서 얼리임테기를 샀다.
세이플리 플러스라는 임테기인데 안유명한듯ㅜㅜ
어쨌든 요걸로하니 슈퍼패스트보단 좀 더보이지만 여전히 졸라 희미한 핑크색 두줄이 보였다.
이때가 배란후 +10일 정도. 남편이랑 나는 임신인줄알고 서로 막 좋아했었다.

사실 임신해본적도 없고, 임신시도를 제대로 한적도 없어서 잘 몰랐는데
배란후 12일이 지났는데도 이렇게 희미한 두줄을 보이는 경우에는
안타깝지만 거의 화학적유산(화유)으로 끝이 난다고 한다.

왜 화학적 유산인가 했는데
화학적 임신 자체가 임신 극초기에 임신테스트기나 혈액검사로만 임신을 확인한 경우를 말한다.
즉, 화학적 유산은 임테기나 혈액검사로 임신을 확인했는데 유산된 경우를 지칭.

열심히 구글링을 하면서 화학적 유산이란걸 알게 된 순간
배란 8일차쯤 갈색혈이 나온게 문득 생각이났다.
산부인과 검진을 받은지도 얼마 안된터라, 관계하다가 경부에 상처를 입었나? 하고 넘겼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그게 화학적유산 증상이 아니었나 싶다..

보통 화유가 되면 임테기에 두줄반응이 뜨다가
임신이 종료되니 호르몬이 줄어들어 임테기 두줄선이 점점 연해진다.
그래서 임신 극초기에는 초음파로도 알수가 없으니 임테기를 꾸준히 하는게 중요하다고 한다.
임테기로 호르몬 수치를 확인하면서 아기가 잘 자리잡았는지 아닌지를 알수있다.

내가 배란 10일차부터 얼리임테기로 두줄을 확인했으니
아마 이전부터 화유가 진행중이었으며 호르몬수치는 점점 낮아졌을거라고 추정된다.
화유가 되는건 대부분 염색체이상이 가장 큰 이유다. 즉 누구의 잘못도 아니라는것.

근데 지금이야 이성적으로 생각하지만 처음엔 믿기싫어서ㅜㅜ
일도 제쳐두고 하루종일 블로그만 뒤져봤다.
혹시라도 저렇게 연하게 떴는데도 출산까지 잘 이어진 경우가 있나싶어서..
근데 임신리뷰하는 블로거들도 점점 임테기가 진해진다! 이렇게 리뷰글을 쓰다가
다다음 게시글은 결국 화학적유산이 되었다는 글로 마무리가 되었다.
그래서 하루동안 멍하니 있다가 결국엔 나도 받아들이기로 했다.

오히려 지금바로 임신하면 결혼식도 있고 다이어트도 못하니 힘들어! 라고만 생각했는데
막상 화학적 유산이 되었다고 생각하니 눈물났다ㅜ
괜히 남편한테 말했나라는 생각도 들고..

남편이랑 카톡한거


행복했단말에 눈물 펑펑흘림ㅜㅜ
미안할건 없는데 너무 미안했다. 앞으론 확실해질때까지 말안해야지..
철없는 나새끼, 타이밍맞춰 전화온 시어머니한테도 임신아닌거같아요..하고 말했는데
어머니가 그럼 늦게가져도 된다고, 애기낳으면 니인생 끝인데 뭘 그리 조급해하냐며
타박하는 식으로 위로해주시는데 그게 참 위로가 됐다.
사실은 어머니도 손주를 엄청 바라는걸 알고있으니까..
우리시부모님들 손주생기면 세상 어느하나 부럽지않게 해줄거라고 벼르고 있으신 분들이다.

여기까지 나의 화유 경험기.
임신한 사람들 중 상당수의 사람들이 유산으로 끝나고
그 중에 25%는 화유로 자기가 임신한 사실도 모르고 끝난다고 하는데
그게 내 얘기가 될줄은 꿈에도 몰랐다.

마음이 아팠지만 이번 일을통해 또 한번 성숙해진다.
이래서 엄마가 되는 과정은 성숙해지는거라고 하나보다.
다음엔 좀 더 이쁜아기가 찾아오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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